2010년 1월 11일 월요일

꿈의 해석-신발 이야기

꿈에 신발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 되었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한국사회에 신발이 상징하는 어떤 특정 현상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신발이 항상 같은 상징적 의미로 꿈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꿈을 꾼 사람의 현실적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다.

여기 두 개의 꿈 이야기가 있다.

꿈 이야기 1

급히 길을 떠나야 하는데, 신발을 찾으니 없다.
꼭 신발은 챙겨야겠고 해서, 일단 눈에 보이는 신발 중에서 마음에 드는 신발 한 켤레를 집어든다. 하지만 갈 길이 급하기도 하고, 마음 속에 생각하고 있던 신발도 아니고 해서 신발은 신지 않고 그냥 들고 뛰어 간다.

한참을 뛰어 가니 한무리의 사람들이 보인다. 뭔가 안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보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곳에 계신다.
그런데 발이 시렵다. 발이 시렵다는 말을 들은 아버지는 말한다.
“왜 신발은 들고 있는 거니. 신발을 신어라.”
“아버지, 그런데 이 신발 제가 원래 원했던 것이 아니예요.”
“그래도 지금 당장 발이 시렵잖니. 아쉬운 대로 그거라도 신어라.”

아버지 조언을 따르기로 하고, 신발을 신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신발을 신으니 그렇게 따듯하고 편안할 수가 없다.

꿈 이야기 2

옷을 차려입고 외출을 하려고 문을 여니 비가 온다.
우산은 없고, 꼭 나가야 하는 상황.

밖으로 나가려 발을 내미는 순간, 한 쪽 발에 신발이 없다. 다시 안으로 들어가 신발을 찾는다. 신발장을 열으니 두 켤레의 신발이 보인다.
낡은 운동화 한 켤레. 그리고 구두 같기도 하고 운동화 같기도 한, 좀 독특하게 생긴 신발 한 켤레, 오렌지 색 포인트가 시선을 잡아 끄는 그런 신발이다.
입고 있는 옷과 딱 어울리는 그런 신발은 아니지만, 독특함에 끌려 오렌지색 신발을 꺼내서 신는다.
문을 열고 길을 나서니 비가 그친다.

이상의 두 꿈은 상징적이다. 꿈에 대해서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두 꿈을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꿈을 꾼 날로부터 1년 안에 예상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한다면? 그렇다면 꿈이 앞 날을 미리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꿈보다 해몽이라고 사람들이 나중에 그럴싸하게 갖다 붙이는, 하인드 사이트 (hindsight)에 불과한 것인가?
머리로는 꿈이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예시해 줄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실제 이런 꿈을 자주 꾸다 보면 무시하기 힘들어지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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