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난 일요일 장에서, 남편과 내가 원하는 lettuce (한국의 채소로 치면 상추와 비슷하며, 요즘은 하이브리드로 생김새는 물론 맛도 다양하다. 요즘 우리가 자주 가는 가게에는 butterhead lettuce 종류가 나온다.)를 구하지 못한 일도 있고 해서, 지난 일요일엔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하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가게의 lettuce는 이미 동이 나고 없었다. 덩그렇게 빈 자리를 보며 느끼는, 그 서운함과 실망감이란…… 하지만 그날은 서운함을 조금은 덜 수 있었다. 아무 곳, 아무 때나 얼굴을 내보이지 않는, 귀하고도 귀한 로마네스코 브로콜리 (Romanesco broccoli)가 환하게 나를 반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로마네스코 브로콜리는 집 주변 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브로콜리 대신 이용할 수도 있지만, 모양에서 느껴지듯이 씹히는 감이나 맛이 달라서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익혀도 아삭한 질감이 많이 살아 있다는 것이다.) 그 특성을 살리는 요리에 쓰면 더욱 좋다. 내가 할 수 있는 요리 중에서 로마네스코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것은 파스타 (cream sauce)에 곁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일요일엔 좀 색다른 시도를 해 보았다.
초간장에 절인지 3일째 되는 오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냉장고에서 꺼내 본 결과……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두어개 주워 올려보니, 절임을 한 다음 날까지만 해도 생생하게 떠있던 브로콜리는 간장물에 까맣게 졸아 있었다. 순간, '좀 짜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좀 짰다. 양파보다 수분을 더 함유하고 있을 것 같아 간장을 양파절임을 할 때보다 조금 더 넣었는데, 그게 오산이었다. 브로콜리가 보기와는 다르게 양파보다 간장을 더 쉽게 빨아들이는 몸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도 사각사각 씹히는 것이 샐러드나 샌드위치 고명으로는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이 브로콜리절임을 어디에 어떻게 곁들여 먹는지는 다음 이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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