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4일 금요일

Book Review-Blink




Blink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일상생활 곳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간의 무의식적 인지능력 (unconscious cognition) 실체–그 잠재력과 오류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다. 흔히 직관 혹은 육감 (intuition)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뭐라 불리든 저자 Malcolm Gladwell 이야기하는 무의식적 인지능력은 뇌 활동의 결과물로서 인간의 본질적 특성 중 하나를 이룬다따라서 이는 어쩌다 운좋게 일어나는 신비현상이 아니라, 경험과 노력에 의해 키워지는 잠재된 인간의 능력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Blink 펼치면, 면밀한 과학적 검증 끝에 진품으로 판명된 고대 그리스 조각품의 하나인 kouros (젊은 남자상) 가짜임을 한눈에 알아보았던 고미술품 전문가들–Thomas Hoving, Evelyn Harrison, 그리고 Federico Zeri 등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할 없는  unconscious cognition, 특히 snap decision making의 활략이 일상생활의 중심에 있음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다른 한편 Gladwell, unconscious cognition 미천할 경우엔 잘못된 판단으로 대가를 치를 수  있음도 잊지 않고 지적한다. 인식과 편견이 알게 모르게 같이 묶여있을 때, 인간의 무의식적 인지능력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판단오류를 일으킨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에 따르면, 자신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무의식 속의 편견을 벗어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편견을 극복함으로써 unconscious cognition이 빠질 수 있는 오류에서 벗어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편견과 다른 편에 서있는 진실에 의도적으로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자면, 자신의 무의식 속에 흑인과 부정적인 이미지가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경우, 긍정적 이미지를 보여주는 흑인들의 활약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무의식적 편견을 깨어간다는 것이다.

커플이 주고받는 일상적 대화를 관찰하면서 그들 관계의 지속성여부를 판단하는, 커플 역학관계에 대한 심리실험과 연구를 오랫동안 해온 심리학자 John Gottman 이야기는, 무의식적 인지능력의 다른 측면무의식적 인지능력은 지식을 바탕으로 축적된 경험의 결과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쩌다 운좋게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깊게 생각할 겨를이 없거나 참고할 정보가 거의 없는 위급한 상황에서, 무의식적 인지능력은 진가를 가장 보여준다. 긴급상황에 자주 놓이게 되는 군인, 응급실 의사, 그리고 소방관 등이 위급한 상황에서 내리는 결정이 좋은 예가 된다. 여기에서 Gladwell, 찰나에 이뤄지는 snap decision making 정보를 끌어 모아서 내리는 논리적 분석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 오는 경우가 많음을 지적한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속담이 생각는 순간이다. 심장학의 권위자인 Lee Goldman 심장마비 판단 체크리스트의 탄생과정과 효율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무의식적 인지능력의 긍정적 힘은 오랜 노력과 경험에 의한 것임이 한번 확인된다.

Blink 획기적인 연구결과나 새로운 주장을 담고 있는 그런 책은 아니다. snap decision making 보여주는 능력은 단순한 요행에 의한 것이 아니라, 쌓이고 싸인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우리 뇌가 우리도 모르게 내리는 결정이라는 것을, 그동안 쌓여온 학문적 연구성과와 적절한 사례를 엮어서 일상적인 언어로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친절함이 돋보이는 책이다. 여기에서 독자는 이 책이 주는 혜택을 맘껏 누리게 된다.
굳이 아쉬운 점을 찾자면, 저자가 예로 들고있는 사례 중에서 George Soros 일화는 unconscious cognition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로서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Intuition 과학적으로 검증할 없는 우연적 현상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꼬투리를 잡을 있는 빌미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 전반에 걸쳐 흥미있는 연구사례가 요소요소에 소개되어 있는데, 사례들이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해주는 반면, 책의 깊이를 얕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 Malcolm Gladwell is a writer for The New Y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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